블로그 시국 선언문



6월항쟁 22주년을 맞는 오늘 우리 블로거들은 다시 민주주의와 사회적·경제적 정의를 고민한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독립성이 크게 훼손되고, 인터넷에 대한 통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명박정부는 헌법에 보장된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사전적·포괄적으로 봉쇄하여 국민의 알 권리와 말할 권리를 모두 틀어막으려 하고 있다.경제적 양극화가 날로 심화되고 있고 노동자와 서민, 사회적 약자들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우리 블로거들은 다음을 요구한다.

1. 정부는 언론 장악 시도를 중단하고 국민들의 표현의 자유를 폭넓게 보장해야 한다.
2. 정부는 민주주의를 지탱하고 대의절차의 왜곡을 보완하는 기본권인 집회·결사의 자유를 폭넓게 보장해야 한다.
3. 정부는 독단적인 국정 운영을 중단하고 사회적 약자 및 소수자의 목소리에 진지하게 귀기울여야 한다.

대한민국 블로거 - 감성코드

이 시국 선언문은 http://www.leejeonghwan.com/media/archives/001516.html를 인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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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에 대해서 많이 고민해 본 적도 없다.
나에게 민주주의란 시험 문제일 뿐이었다.
그러나 그 말을 내게 가르쳤던 선생님들도
한국 근대사만은 가르치지 않았다.
그 말을 가르치는 선생님들도
뭔가를 말하기를 꺼려했다.

문민 정부라는 것이 들어서더니
"YS는 못말려"라는 책이 나왔다.
그냥 유머집이 뿐인데 굉장히 파격적이라며
TV만 틀면 그 책 이야기였다.
문민 정부라는 것이 들어서기 전에도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공화국이었다.

그리고 정권이 바뀌었다.
이 때부터 신문과 대중매체는 민주주의라는 것을 국민에게 피부로 느끼게 해주었다.
갑자기 대통령을 빨갱이라고 욕하는 사람들이 신문과 방송에 나오기 시작했다.
사람들도 조금씩 대통령을 대놓고 욕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그 사람들에게 아무 일도 없었다.

다시 대통령이 바뀌었다.
대통령은 이제 안주꺼리가 되었다.
길 가다가 혼자 자빠져도 대통령 잘못이라고 했다.
어떤 사람들은 청와대 홈페이지에다가 대통령의 정책에 대해 직접 항의글을 올리기도 했다.
방송에서는 사람들이 나와서 현재 정부에 대한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도덕시간에 배운 "탄핵"이란 것도 접하게 되었다.
어릴 때 보았던 화염병 대신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가는 사람들도 보게 되었다.
그래도 사람들에게 아무 일도 없었다.

그리고 다시 대통령이 바뀌었다.
사람들은 다시 대통령에 정책에 대해 항의하기 시작했다.
방송에 나와서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어릴 때 보았던 화염병 대신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가는 사람들도 보게 되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잡혀 가기 시작했다.
청와대가 아닌 토론장에 글을 써도 잡혀 가기 시작했다.
방송국 PD들이 잡혀가기 시작했다.
돈과 권력을 보고 죄를 씻어주기 시작했다.
죄인을 만들어 두고 죄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자 나를 포함한 사람들은 언젠가부터 우리는 민주주의라는 것을 맛보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은 너무도 달콤하고도 당연한 선물이었다.
그 선물은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가 너무나도 욕했던 대통령이 주고 간 것이었다.
아니, 그동안 잃어버렸던 것을 되찾게 해주고 간 것이었다.
그것은 우리의 귀를 열게 하고 입을 열게 하고 코를 열게 한 것이었다.
우리에게 들을 수 있게 하고 말을 할 수 있게 하고 숨을 쉴 수 있게 했다.
너무도 당연한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
다시 귀를 닫게 하고 입을 다물게 하고 코를 막으려 한다.

나는
듣고 싶고, 말 하고 싶고, 숨 쉬고 싶다.